아이들이 느끼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흔히 마주하는 감정 중 하나가'부끄러움'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처음 만난 친구에게 말을 걸 때, 또는 무언가를 실수했을 때 아이들은 얼굴이 붉어지고 눈을 피하며 조용히 뒤로 물러서곤 합니다.
어른이 보기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순간들이, 아이들에게는 크고 무거운 감정일 수 있습니다.
황선화 작가의 그림책 '부끄러워도 괜찮아'는 바로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입니다.
용감한 사자도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 책의 주인공은 겉보기에 씩식하고 용감할 것 같은 사자입니다.
그러나 장기자랑 무대 앞에 선 사자는 당황하며 고개를 푹 숙입니다. "저는 부끄러워서 못 하겠어요"
사자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문이 막힌 채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런 사자를 향해 동물 친구들은 조급하거나 다그치지 않습니다. 대신 세수를 해보자고, 가면을 써보자고,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며 사잔의 마음에 조금씩 다가갑니다.
그리고 결국 , 거북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얼굴이 빨개도 괜찮아, 해가 질 때 온 세상이 붉잖아."
이 한 문장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부끄러움도 나의 일부이며, 결코 감춰야 할 감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다려주는 친구들의 힘
'부끄러워도 괜찮아' 는 단지 사자의 변화만을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을 다해 기다려 주는 친구들의 모습이 더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누군가의 속도를 인정하고 서두르지 않으며, 옆에 조용히 있어주는 태도
그 자체가 용기를 만들어 냅니다. 결국 사자는 친구들의 응원 속에서 무대에서 자시만의 재주를 선보입니다.
완벽하거나 멋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스스로 용기를 낸 순간입니다.
어른들에게 던지는 조용한 질문
이 그림책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조용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내 아이가 부끄러워 할 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
"그 감정을 다그치거나 회피하게 만들진 않았을까?"
부끄러움은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것을 약점처럼 여깁니다.
'용기를 내야지', '왜 그렇게 소심해?'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밀어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순간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그렇게 느껴도 괜찮아, 너는 있는 그대로 충분해'
황선화 작가의 따듯한 그림은 오일 파스텔의 질감을 살려 부끄러움의 붉은빛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해 질 무렵 하늘처럼, 사자의 빨개진 얼굴도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그렸습니다.
마무리하며
'부끄러워도 괜찮아' 는 감정 교육에 좋은 그림책이자, 관계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북돋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부끄러움에 사로잡히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다정한 한마디는 어쩌면 우리가 먼저 건네야 할 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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