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하루,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요?
오늘은 친구 알마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입니다. 주인공 노아는 엄마와 함께 부랴부랴 준비하고 집을 나섭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하루는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해요.
모자를 깜빡하고, 외투를 두고 나오고 마지막으로 파티 선물까지 어디에 두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안 풀릴까?"
이런 마음,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어본 감정 아닐까요?
어른도 아이도 가끔은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는 날이 있습니다.
'잊어버리는 날'은 이런 평범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아이의 시선으로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노아가 느끼는 작은 좌절과 실망, 당황스러움,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초조함은 독자들에게 느껴집니다.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
이 책에서는 '실수'가 단순히 '실패'나 '문제'로만 그려지지 않습니다.
잊어버린 순간 하나하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유머와 인간미를 발견합니다.
잊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갔다가 더 잊어버리는 장면, 혼자만 모든 걸 잊은 것 같아 쭈뼛거리는 아이의 모습,
파티장에 겨우 도착했지만 아무것도 준비해 오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엄마와 노아는 함께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책을 덮는 순간 '그래 그런 날도 있지'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실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
실수는 성장의 다른 이름
'잊어버리는 날'이 독자에게 전하는 가장 따뜻한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실수해도 괜찮다"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잊고, 틀리고, 실수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실수는 일상의 일부입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세상에서 이것저것 부딪히며 배우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숱한 실패와 시행착오를 경험합니다.
책 속의 노아 역시 그렇습니다. 오늘은 친구 알마의 생일파티가 있는 중요한 날인데, 준비물도 잊고, 길도 헷갈리고, 결국에는 선물조차 준비하지 못하는데, 생일파티는 다음 주라는 얘기도 듣게 됩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엉망진창'인 하루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 하루를 부끄러움이나 후회로 가득 채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아가 조금 더 어른이 되는 과정으로 따뜻하게 그려냅니다.
실수는 단순히 실패가 아니라 다음을 위한 연습입니다. 한번 잊어버린 경험은 다음에 더 잘 챙기게 만들고, 어색했던 순간은 다음번에 더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게 돕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수를 한 아이에게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어른의 태도입니다.
책 속 노아의 엄마는 아이를 나무라지 않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해결하며 함께 하루를 마무리할 뿐이죠.
그때 뜻한 반응 속에서 아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수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습니다.
그런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는 조금씩 더 자라고, 세상을 향한 마음도 더 단단해집니다.
아이는 실수를 통해 자랍니다. 그리고 어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실수 없는 하루는 없지만, 성장 없는 실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은 하루일지 모릅니다.
마무리하며
'잊어버리는 날'은 실수와 부족함을 부끄러운 게 아니라, 누구나 겪는 삶의 일부임을 따뜻하게 알려줍니다.
사라 룬드베리의 섬세한 감성과 노아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안심 한 스푼이 마음 깊이 내려앉게 될 겁니다.
"오늘도 뭐 하나 놓쳤다면, 괜찮습니다. 우린 모두 잊어버리는 날을 살아가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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