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추천13 조경숙 작가의 '아주 커다란 물고기' - 물고기 보다 커질 필요는 없어요 "남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이렇게 작고 느려도 괜찮은 걸까?"작은 배, 큰 깨달음조그만 배 하나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늑대가 있습니다.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고, 피리를 불며 평화로운 항해를 즐기던 그에게 어느 날 붉은 물고기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이 배는 너무 느리고, 돛도 작아. 부끄럽지 않아?"그 한마디에 늑대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만족하며 살았던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초라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우리에게도 익숙한 순간입니다.비교라는 물고기가 자라나는 법'아주 커다란 물고기'는 비교와 욕심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바다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처음엔 작은 의심으로 시작된 물고기는 점점 커져갑니다. 늑대가 자신의 부족함에 시선을 빼앗길 때마다, 물고기는 더 많.. 2025. 7. 25. 고미 타로 작가의 '모두에게 배웠어' -세상 모두가 나의 스승입니다. “나는 많은 걸 배웠어요.강아지에게, 고양이에게, 나비에게, 개미에게…그리고 친구와 선생님, 부모님에게도 요.”고미 타로 작가의 그림책 《모두에게 배웠어》는 단순한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세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아이의 감각과 내면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온통 배움으로 가득하고, 그 안에는 성장의 씨앗이 조용히 움트고 있습니다.동물 친구들로부터 시작된 배움책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곳에서 출발합니다.강아지를 보며 뛰어넘는 걸 배우고, 고양이에게 걷는 걸 배웁니다. 토끼에게는 들키지 않고 숨는 법을, 땅에서 일 너 아는 일이나 땅속의 비밀은 개미에게 배웁니다. 이렇게 아이는 말없이 존재하는 생명들로부터도 스스로 관찰하고 흡수하며 배워나갑니다.이 장면은 아이의.. 2025. 7. 24. 이춘희 작가님의 '책보' - 자투리 천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어릴 적 할머니가 사용하던 보자기를 기억하시나요? 색색의 천 조각들이 이어 붙여져 있고, 묘한 따뜻함이 느껴지던 그 보자기 말입니다. 《책보》는 바로 그런 '자투리 천'의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이 책은 단순히 낡은 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의미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전달하며, 우리가 잊어가는 전통과 정서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버려지는 것에서 찾은 아름다움《책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투리 문화의 미학입니다.옛날 사람들은 천 한 조각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습니다. 헌 옷에서 잘라낸 조각, 색이 바랜 이불천, 손때 묻은 옷자락을 모두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이어 붙여 새로운 보자기로 만들었습니다.완성된 보자기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색깔도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 2025. 7. 23. 사라 룬드베리 작가의 '잊어버리는 날' - 실수투성이 하루, 누구에게나 있다 이런 하루,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요?오늘은 친구 알마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입니다. 주인공 노아는 엄마와 함께 부랴부랴 준비하고 집을 나섭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하루는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해요. 모자를 깜빡하고, 외투를 두고 나오고 마지막으로 파티 선물까지 어디에 두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안 풀릴까?" 이런 마음,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어본 감정 아닐까요? 어른도 아이도 가끔은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는 날이 있습니다. '잊어버리는 날'은 이런 평범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아이의 시선으로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노아가 느끼는 작은 좌절과 실망, 당황스러움,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초조함은 독자들에게 느껴집니다.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이 .. 2025. 7. 22. 서숙원 작가의 '내 이름은 둘째' - 둘째의 마음, 진심으로 들어본 적 있나요? '내 이름은 둘째'부모가 정해준 이름도 아니고, 스스로의 이름도 아닌 그저 '순서'로 불리는 존재.이 책은 바로 그 '둘째'아이의 마음을 아주 따뜻하고 솔직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나는 둘째예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세상책의 주인공 연두는 세 아이 중 둘째입니다. 언니는 똑똑하고 동생은 귀엽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고, 연두는 늘 '중간'에 낍니다."나는 뭐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는 환경연두는 자신도 모르게 외로움을 느낍니다. 이 책은 많은 둘째 아이들이 겪는 감정을 절묘하게 그려냅니다. 첫째는 부모가 처음 키우는 아이로서 신중한 사랑을 받고, 막내는 끝이라는 이유로 애정을 듬뿍 받습니다.그 사이에 있는 둘째는 때로는 '어른처럼 행동하라'고 요구받고 , 또 한편으로는 '아직 여.. 2025. 7. 21. 황선화 작가의 '부끄러워도 괜찮아' - 아이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 아이들이 느끼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흔히 마주하는 감정 중 하나가'부끄러움'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처음 만난 친구에게 말을 걸 때, 또는 무언가를 실수했을 때 아이들은 얼굴이 붉어지고 눈을 피하며 조용히 뒤로 물러서곤 합니다. 어른이 보기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순간들이, 아이들에게는 크고 무거운 감정일 수 있습니다. 황선화 작가의 그림책 '부끄러워도 괜찮아'는 바로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입니다. 용감한 사자도 부끄러워할 수 있어이 책의 주인공은 겉보기에 씩식하고 용감할 것 같은 사자입니다. 그러나 장기자랑 무대 앞에 선 사자는 당황하며 고개를 푹 숙입니다. "저는 부끄러워서 못 하겠어요"사자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문이 막힌 채 .. 2025. 7. 1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