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이렇게 작고 느려도 괜찮은 걸까?"
작은 배, 큰 깨달음
조그만 배 하나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늑대가 있습니다.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고, 피리를 불며 평화로운 항해를 즐기던 그에게 어느 날 붉은 물고기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
"이 배는 너무 느리고, 돛도 작아. 부끄럽지 않아?"
그 한마디에 늑대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만족하며 살았던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초라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우리에게도 익숙한 순간입니다.
비교라는 물고기가 자라나는 법
'아주 커다란 물고기'는 비교와 욕심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바다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처음엔 작은 의심으로 시작된 물고기는 점점 커져갑니다. 늑대가 자신의 부족함에 시선을 빼앗길 때마다, 물고기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거대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늑대를 통째로 삼켜버리죠.
이 물고기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우리 안에 살아있는 욕심과 불안, 그리고 '더 나아야 한다'는 끊임없는 비교 의식을 상징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고,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다 보면 결국 진짜 '나'를 잃어버리게 되는 거예요.
내가 가진 것으로 나를 구하기
하지만 늑대는 물고기 뱃속에서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탈출하려 애쓰고, 결국 자신이 가진 **'피리'와 '폭죽'**을 활용해 그 안을 밝히며 자신을 구해냅니다.
이 장면이 특별한 이유는 늑대가 배를 더 크게 만들거나 외모를 바꾸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이미 가진 것들로 문제를 해결했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교와 불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도, 내 안에 이미 있는 자원들 - 작은 용기, 따뜻한 시선, 진짜 좋아하는 것들로 다시 나 자신을 구해낼 수 있어요.
그리고 늑대는 깨닫습니다. "나는 지금 이 배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
이 그림책은 단순히 어린이용이 아닙니다. 성장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산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요?
- 지금의 나는, 내 현실은 충분히 좋은가요?
- 내 안의 물고기는 얼마나 커져 있나요?
이 책은 독자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늑대의 항해를 따라가며, 우리 스스로 마음속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지금의 나로도 괜찮아
『아주 커다란 물고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지금의 나도 괜찮다고, 누구와도 비교할 필요 없다고, 지금 이 작은 배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항해를 할 수 있다고 말이에요.
혹시 당신도 마음속 커다란 물고기와 싸우고 있나요? 그렇다면 늑대처럼, 당신만의 피리와 폭죽으로 스스로를 구해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당신만의 바다를 향해 노를 저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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